- "경찰 코스튬 안돼요"…할로윈 앞두고 단속 나선다
- [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기자] 오는 31일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경찰청은 경찰 복장·장비(코스튬) 판매·착용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고 28일 밝혔다.이는 사고 발생 시 실제 경찰과 오인할 가능성 등이 있기도 하고 경찰제복장비법상 경찰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이 경찰제복 또는 경찰제복과 유사한 복장을 착용하거나 경찰 장비를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다.이를 어기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판매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경찰은 지난 25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3일까지 핼러윈 전후
매년 10월 31일, 밤하늘에는 둥근 달이 떠오르고 집집마다 호박등이 환하게 빛을 발합니다.
아이들은 괴물과 마녀로 변신하여 '트릭 오어 트릿'을 외치며 이웃을 찾아다니고,
어른들은 코스튬 파티를 즐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립니다.
하지만 핼러윈은 단순히 즐거움만을 위한 날은 아닙니다.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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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어디에서 시작되었나?
출처: history-maps.com
핼러윈의 기원은 고대 켈트족의 축제인 '사윈(Samhain)'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켈트족은 1년을 4개의 기념일로 나누어 기념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날이 바로 '사윈(Samhain)'이었습니다.
켈트인들은 '사윈'을 한 해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로 여겼고,
이날 밤에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인간 세상을 방문한다고 믿었습니다.
악령을 쫓고 죽은 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기괴한 모습으로 변장하고 음식을 바치는 의식을 행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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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이 미국으로 건너오다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많은 이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핼러윈 문화도 함께 전파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아일랜드 이민자들 중심으로 소규모로 진행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어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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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등과 트릭 오어 트릿 (trick or treat!)
핼러윈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는 호박등입니다.
호박에 얼굴을 새겨 만든 호박등은 악령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아일랜드 전설에 등장하는 잭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받는 'trick or treat!'은
중세 시대에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풍습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 라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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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축제인가, 과잉 상업주의인가
핼러윈은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새로운 형태의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과 같은 다른 문화권의 축제와의 교류를 통해 더욱 풍성해졌죠.
상업적으로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원어민 교사가 근무하는 영어 학원 등을 시작으로 대중화됐어요.
외국인 비율이 높은 곳에서 소규모로 진행하던 행사는 이후 젊은 층에서 비공식 기념일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핼로윈 데이에 지하철 2호선을 타면 10~20대 학생들이 오싹하게 분장하고
홍대, 신촌, 건대 등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마주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어찌나 놀랐던지!!!)
그 중 이태원은 한국의 젊은 층이 핼러윈 축제 장소로 선호하던 장소였습니다.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한 이후 외국 관광객보다 젊은 한국인들의 비율이 높아졌죠.
그러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자 각종 행사는 취소되었고, 이태원 상권도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밤, 거리 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핼러윈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몰렸습니다.
그러다 해밀톤 호텔 앞 좁은 골목길 경사로로 인파가 밀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159명이 사망하고 195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이 사고는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대한민국 역대 최대 규모의 인명 사고였습니다.
그 뒤로는 가슴 아픈 사고를 추모하며,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로 핼로윈을 보내고 있죠.
챙기는 건 좋은데 너무 과한 건 아닌지.. 🙄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축제로 발전해야 할 핼러윈이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는 면이 강해졌고
다른 문화를 단순히 차용해서 지나친 상업주의로 물들어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동료 워킹맘은 이제 유치원에서 핼러윈 안 챙기니 코스튬 복장을 안 사도 된다고 좋아하더군요.
핼로윈 주간이 되자 뉴스에서 관련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경찰 복장은 불법이니 절대로 구매하거나 착용하지 마세요.
위반 시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판매자의 경우에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핼로윈 같은 행사가 없을까? 정답은 "있습니다."
나례(儺禮): 귀신을 쫓고 복을 기원했던 의식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섣달 그믐날 밤, 잡귀를 쫓고 새해 복을 기원하는 특별한 의식을 행했습니다.
바로 '나례'라는 의식인데요, 이 의식은 가면을 쓰고 주문을 외우며 춤을 추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16년 방영했던 SBS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에서 그 장면이 등장하죠.
출처: SBS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2회
나례의 기원은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귀신을 쫓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나례를 행했는데,
이러한 문화가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로 전해져 궁중 의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나례는 중요한 국가 의례 중 하나였으며, 왕실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행해졌습니다.
나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나례는 궁중에서 매우 정교하고 규모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젊은 남성들을 선발하여 가면을 쓰고 붉은 옷을 입힌 뒤,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게 했습니다.
특히 '방상시'라는 가면을 쓴 인물은 험악한 표정과 거대한 몸집으로 악귀를 쫓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축제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나례의 가장 큰 특징은 잡귀를 쫓는 의식적인 측면과 함께, 축제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궁중에서 화려한 의상과 음악을 동원하여 나례를 진행함으로써 백성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동시에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나례의 변화
처음에는 잡귀를 쫓는 의식적인 측면이 강조되었지만,
조선 시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축제적인 성격이 강화되었습니다.
특히 궁중에서 열리는 나례는 화려한 의상과 음악, 춤 등을 통해 백성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의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이는 곧 사회 공동체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로 발전했음을 의미합니다.
나례를 통해 사람들은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의 시작을 축하했습니다.
사라져가는 전통
그러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나례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의례인 나례는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나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핼로윈도 좋지만 우리의 문화도 정확히 알고 지나가는 풍성한 10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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